완연한 봄이 찾아오면 우리 식탁에도 제철 식재료들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중에서도 산과 들에서 자라는 봄나물은 겨우내 움츠렸던 입맛을 깨워주고, 몸속에 쌓인 노폐물을 씻어내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합니다.
오늘은 봄철에 먹으면 좋은 음식 재료를 소개해 드릴 예정인데요. 그중 단연 돋보이는 봄나물이 있으니, 바로 ‘산채의 왕’이라 불리는 두릅입니다.

두릅은 두릅나무의 어린 순으로, 특유의 쌉싸래하면서도 고소한 맛과 아삭한 식감 덕분에 미식가들에게는 봄철 별미로 통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두릅을 귀하게 여겨 궁중에서도 즐겨 먹었다고 전해집니다. 쪄서 초장에 찍어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고, 튀김이나 전으로도 활용 가능한 다양한 조리법도 두릅의 매력을 더합니다.
오늘은 이 두릅이 왜 ‘산채의 왕’이라 불리는지, 건강에는 어떤 이점이 있는지, 그리고 맛있게 즐기는 방법까지 함께 알아보려고 합니다.
두릅의 영양 가득한 비밀
두릅은 단순히 맛있는 봄나물 그 이상입니다. 봄철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에 탁월한 여러 가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두릅은 비타민 C가 풍부합니다. 비타민 C는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통해 우리 몸의 세포를 보호하고, 감기와 같은 잔병치레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하루 권장 섭취량을 쉽게 충족할 수 있을 정도로 함량이 높아, 제철일 때 꾸준히 섭취하면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두릅에는 식이섬유도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식이섬유는 장의 운동을 돕고 변비를 예방하며, 혈당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봄철에는 활동량은 늘어나는 반면 식사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성 식품이 더욱 필요하게 됩니다.
그 외에도 칼륨, 칼슘, 인 등 미네랄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피로감을 줄이며 혈압 조절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두릅은 몸속을 맑게 정화시켜주는 ‘해독 식품’으로 불릴 만한 충분한 자격이 있는 식재료랍니다.
산채의 왕이라 불리는 이유
두릅이 ‘산채의 왕’이라 불리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첫 번째는 바로 희소성과 신선도입니다. 두릅은 주로 4월부터 5월 초까지 짧은 기간 동안 채취할 수 있어 매우 귀한 식재료로 여겨집니다. 특히 야생 두릅은 산속 깊은 곳에서 자생하기 때문에 수확이 어렵고, 그만큼 가격도 높게 형성되곤 합니다. 이 점에서 ‘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두 번째 이유는 두릅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풍미입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쌉쌀한 맛은 다른 봄나물들과 확실히 차별화되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쌉싸래한 맛은 한방에서도 약용으로 쓰였던 흔적이 있을 정도로 두릅의 기능성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실제로 두릅은 고대 중국이나 우리나라의 의서에서도 ‘독을 풀고 기력을 북돋운다’는 기록이 있어, 봄철 기력 회복에 알맞은 식재료로 손꼽혔습니다.
세 번째는 다양한 요리 활용도입니다. 두릅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가장 기본적인 봄나물의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뿐만 아니라 튀김, 무침, 전, 쌈밥, 장아찌 등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울려 가정식부터 고급 한정식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됩니다. 그만큼 음식 문화에서 차지하는 존재감도 크다고 할 수 있지요.
두릅, 이렇게 드셔보세요
그렇다면 두릅을 가장 맛있게 즐기려면 어떻게 조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몇 가지 대표적인 조리법을 소개해드릴게요.
① 데친 두릅 나물
두릅을 깨끗이 씻은 뒤,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30초~1분 정도 데쳐줍니다.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낸 뒤, 참기름, 간장, 다진 마늘, 깨소금으로 무쳐주면 아주 간단하면서도 맛있는 두릅 나물이 완성됩니다.
② 두릅 튀김
튀김옷(밀가루, 달걀, 튀김가루)을 입힌 뒤, 기름에 노릇하게 튀겨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두릅 튀김이 완성됩니다. 초고추장이나 레몬즙과 함께 먹으면 느끼함도 잡아주고, 봄날 소중한 손님상에도 잘 어울리는 메뉴가 됩니다.
③ 두릅 장아찌
두릅을 살짝 데친 후 소금물에 하루 절였다가, 간장, 설탕, 식초, 물을 끓여 만든 장아찌 국물에 담가 숙성시키면 봄이 지나도 오래도록 두릅을 즐길 수 있는 저장식이 됩니다. 밥도둑 반찬으로도 훌륭하답니다.
추가로, 두릅은 생으로는 독성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열을 가해 조리한 후 섭취해야 합니다. 특히 날두릅에는 사포닌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데치거나 익히는 과정에서 이러한 독성은 대부분 사라지므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매년 봄이 되면 자연은 우리에게 소중한 선물을 건넵니다. 바로 봄나물들이죠. 그중에서도 두릅은 풍성한 영양, 독특한 풍미, 그리고 다양한 조리법으로 사랑받는 대표적인 봄나물입니다. ‘산채의 왕’이라는 이름처럼, 봄철 건강을 챙기고 싶은 분들에게 두릅은 꼭 한 번 경험해볼 만한 자연의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
올봄에는 두릅으로 계절의 향기와 건강을 한껏 느껴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자연이 준 이 귀한 선물을 즐기며,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따뜻한 봄날 되시길 바랍니다.